2023년 맞이 새해결심... 10년 전부터 그런거 안함... 지키지 못할 약속은 안하느니만 못하다. 시니컬하게 사는 거 그만둬야 되는데 타고나길 이런 식이라 쉽지가 않다. 그 사이 담배가 늘었고 살도 근육이 빠졌으며 자전거를 겨우 일주일에 한 번 탈까말까 한다. 그나마 적어도 3일에 한번 집 청소를 하고 5일에 한번 빨래를 돌리고 일주일에 한 번은 클라이밍을 가며 적당히 일상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위안을 삼는다.
붙캠은 섹션3에 진입했다. UI/UX와 피그마 할 땐 그저 좋았지... 네트워크 다시 했더니 머리가 터질 것 같음. 내가 시각적이지 않은 정보에 취약하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뼈저리게 깨달았다. 쿠키랑 세션 개념 이해는 되는데 그거 직접 어케 하는 건데... 하면 할수록 나는 디자인을 정말 재밌어 했다는 새삼스런 생각이나 한다. 타고나길 머릿속에 있는 걸 시각적으로 만들어내는 사람이라 그런가 보다. 어쨌든 시작했으니 끝은 볼 테지만 아직도 어려운 내용이 많아 머리 빠개지게 고민하는 중.
크리스마스부터 연말연초 친구들을 많이도 만났다. 고등학교, 대학교를 이은 클라이밍 친구까지. 각자 취미 정치 삶의 태도 지역적 교집합 등 다른 카테고리를 공유하고 있어 할 이야기가 다양하다. 본디 적극적으로 사람을 만나지 않는 타입이라 그런지 손꼽게 남은 인연들은 정말 깊고 고맙기만 하다. 좋은 의미로 ㅁ친놈들. 올해는 꼭 친구들 초대하는 N살기념 생일파티 기획해야지.
첫눈이 오는 날 메트로 2033과 디비전1을 다시 하겠다는 개인적인 약속은 크리스마스가 되어서야 성립했다. 그나마도 메트로만 좀 깔짝였음. 이 게임... 정말 사랑함. 포스트 아포칼립스물의 무너진 일상 정말 좋아하는데 이 두 게임 모두 아포칼립스 배경인데다 서로 다른 배경서사를 정립했다는 점에서 맘에 쏙 든다. 둘 다 소설 원작이라 그런지 기반도 탄탄하고 이 세계에서 뻗어나온 설정들이 시스템과 맞물려 설득력을 가질 때 희열마저 느낌.
매년 만드는 가족달력. 작년엔 시간도 좀 나서 한 면은 달력, 한 면은 가족 일러스트로 그렸지만 올해는 대충 두가지 버전으로 때우려고 한다. 개인작업은 클라이언트나 예산 생각 없이 마음대로 만들어도 되서 너무 재밌음. 디자인도 종이도 후가공도 모두 내맘대로.
일을 하며 웹도 경험했지만 역시 출력물로 뭉뚱그려지는 책, 현장브랜딩, 굿즈 등의 실물을 디자인하는 것도 너무 재밌다. 화면에서 보는 것과 다르게 실제 크기와 인쇄 색상까지 고려해야 하고, 재질과 후가공 하나만으로 느낌이 확확 바뀌니까. 하지만 웹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신경써야 할 것이 많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거기서 오는 재미는 포기 못하지만서도.
올해 상반기 외주 아직 제대로 정해진 날짜도 내용도 없이 금액만 쇼부봤는데 일단 입금부터 갈겨주심. 이제 째지도 못해...^^ 팀장님 빅픽처 새삼 대단하네... ^^ 그래도 꾸준히 일해왔고 가격도 잘 쳐주는데다 중간에서 조율도 잘 해주시는 분이라 계속 길게 갔으면 좋겠음. 근데 저녁에 일 맡기고 다음날 아침에 시안 보고 싶다고 한 건 너무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일주일에 7일간 똑같은거 먹어도 안 질리는 사람으로 요즘 제일 자주 해먹는건 펜네 파스타와 김치볶음밥. 볶음밥은 날잡고 재료 손질 몽땅 한 다음 깨알같이 덜어 볶기만 하고 파스타는 면 삶은 뒤 시판 소스만 대충 부어 먹는다. 음식에 대한 기대치란 0에 수렴하기에 그저 배채우는 용도로만 살고 있음. 스테퍼니 스탈은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는데 너무 공감된다. 누가 나도 매일매일 밥해주면 좋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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